「승강」은세종때 선대(先代) 창업(創業)의 무공(武功)과 수성(守成)의 문덕(文德)을 기리기 위해 창제한『정대업(定大業)』 · 『보태평』악무 중 문(文)에 해당하는 『보태평』의 한 악곡이다. 세조 9년(1463)에 『보태평』과 『정대업』을종묘제례악무로 개정할 때 「승강」은 새로운 『보태평』의 제7곡「현미(顯美)」로 축소 개작되었다.
「승강」의 노랫말은 5언 10구의 한시이며, 32정간보의 악보 2행에 노랫말 1구씩 총 20행에 걸쳐 부른다.
음악은 제3강(綱)에서 시작하는향악(鄕樂)양식이며, 시작할 때를 제외하고 노랫말 1구(악보 2행)마다 첫머리에 박(拍)을 친다. 장단은 32정간 2행 단위로 다섯 번 반복된다. 선율은 임종궁 평조, 즉 탁임종(㑣) · 탁남려(㑲) · 황종(黃)) · 태주(太) · 고선(姑)의 5음 음계이다.
「승강」의 노랫말은 태종이 대군(大君) 시절에정도전의 난을 평정하자 여러 사람이 세자 되기를 청하였으나, 형(후의 정종)에게 양보하고, 정종이 즉위한 뒤에야 마침내 세자 자리를 받아들였음을 칭송하는 내용이다.
오황아성고(於皇我聖考), 크시도다, 우리 거룩하신 아버님께서
대계보사직(大計保社稷). 큰 계획으로 사직(社稷)을 보전하셨네.
혁위이위안(革危以爲安), 위태함을 혁파하여 평안하게 하옵시니
여정고소촉(輿情固所屬). 여론과 인심이 붙따르게 되었네.
공렬광혁혁(功烈光赫赫), 공덕과 업적이 혁혁하게 빛나시되
돈양경미독(敦讓慶彌篤). 돈독하신 사양이 아아 더욱 도타우셨네.
제명불가위(帝命不可違), 상제(上帝)의 명령을 어기시지 못하와
종연응보력(終然膺寶曆). 마침내 보배자리에 응하셨도다.
수명기불태(受命旣不殆), 천명을 받으심이 이미 평안하시매
억재하백록(億載荷百祿). 억만세 길이길이 백복을 부리시리.
(출처: 『세종실록』 29년[1447] 6월 5일, 국사편찬위원회 역)
「승강」 조선 초기 향악곡의 양식을 담고 있는 자료이며,종묘제례악『보태평』의 「현미」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승강」을 「현미」로 축소 개작한 과정이 악보로 남아 있어 당시의 악곡 제작 및 개작 방식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