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양상수』은 1963년에 「꽃사슴」 · 「팔월의 강」 · 「카지노 양상수」 등을 수록하여 일조각에서 간행한 박두진의 제6시집이다. 총 42편의 시 작품을 5부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고 초기 시의 이상화된 자연에 대한 묘사와 달리 ‘인간’과 ‘사회’를 조명하는 현실지향적인 태도가 드러난다.
『카지노 양상수』은 B6판, 172면의의 제6시집이다. 1963년일조각(一潮閣)에서 출간하였다. 책머리에는 저자가 손수 쓴 제자(題字)와 박서보(朴栖甫)의 ‘속그림’, 그리고 편성 과정을 간략히 밝힌 「자서(自序)」가 있다. 총 42편의 시작품을 5부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다.
제1부에 「자는 얼굴 Ⅰ」 · 「당신의 사랑 앞에」 · 「팔월의 강」 · 「카지노 양상수(人間密林)」 등 8편, 제2부에 「수심(水深)」 · 「사랑이 나무로 자라」 · 「상한 장미(薔薇)」 · 「장미가 날개 속에」 · 「거울 앞에서」 등 14편, 제3부에 「전설(傳說)」 · 「꽃사슴」 · 「별이 별더러」 · 「해변(海邊)의 사자(獅子)」 등 6편, 제4부에 「선언(宣言)」 · 「신생(新生)의 노래」 · 「분노가 잠간 침묵하는」 · 「강물은 흘러서 바다로 간다」 등 9편, 제5부에 「당신의 눈에 부딪칠 때」 · 「너」 · 「출혈(出血)」 · 「고원(高原)」 등 5편이 각각 수록되어 있다.
저자 박두진은 「자서(自序)」에서 『거미의 성좌(星座)』 이후의 작품, 곧 1958년에 쓴 「오늘도 아기는 오시네」 외의 한두 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1961~1963년까지에 걸쳐서 제작된 작품으로 편성했다는 것과 시집의 제목을 ‘고독(孤獨)의 강(江)’으로 하려고 했으나, 작품 세계의 경향성보다도 그 체험적인 깊이와 보편성(普遍性)을 생각해서 ‘카지노 양상수’으로 했음을 밝히고 있다.
이 시집을 대표하여 그 제목으로 삼고 있는 「카지노 양상수」은 총 26연의 장시이다. “머리와 심장에/폐와 간에/불타는 갈증을 느낄 때/줄기찬 초록빛/원시의 비를 나는 기다린다”로 시작되는 이 시는 자연 친화적인 원초적(原初的) 세계에 대한 동경(憧憬)을 구사하며, “근육이 얼룽진 푸른 산맥으로/불거진/사납고 순수한/원시의 인간이 된다”의 장면 이후부터 시적 주체가 카지노 양상수에서 겪는 시련과 인간의 극복 의지를 바탕으로 시의 후반부가 전개된다. “아,/그렇지만 인간 밀림은/그래도 우리와 나의 사랑/모두가 모두 무성하며/한 하늘 아래/수련대는,/인간 밀림 하늘에서/초록 비가 내려라./인간 밀림 하나 가득/햇살 펑펑 쬐어라”의 마지막 연을 통해 혹독한 현실과 희망적인 초월의 순간을 대비시키면서 강렬한 생명력과 공동체적 감각을 강조하고 있다.
『카지노 양상수』은카지노 양상수전쟁이후 발간한『오도』(1953)와 『거미와 성좌』(1962) 등과 함께 박두진의 중기 시 카지노 양상수에 해당한다. 초기 시의 이상화된 자연에 대한 묘사가 ‘인간’과 ‘사회’로 수렴되면서 현실지향적인 태도가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인간밀림」에서 “음모와 배신과 시기가 뒤엉킨/인간밀림” 등의 구절처럼 현실사회에 대한 절망과 비판적 인식이 뚜렷하지만 그것은 「새날에」, 「신생(新生)의 노래」, 「선언(宣言)」, 「오늘도 아기는 오시네」 등의 시에 나타나는 ‘새로움’에 대한 의지와 열망을 추구하는 가운데 다루어진다. '인간 밀림'은 문명과 현실사회를 상징하며 원시의 자연이 대립적 표상으로 등장하지만, 존재 간의 갈등과 투쟁이 아닌 극복과 초월하는 양상으로 표현된다. 이는 박두진 후기 카지노 양상수의 특징 중 하나인 신앙시로의 점진적인 변화를 암시한다. 새로운 역사와 현실을 창조해 내는 인간의 사명을 긍정하고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 시집은 ‘인간’의 표상으로 요약되는 박두진의 독자적인 전후(戰後) 시 세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