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 필사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이 작품은 군왕에 대한 절개를 주제로 한 윤리소설이다.
명나라의 개국공신 위현과 그의 다섯 아들은 태종 황제를 섬기며, 위현은 황제의 넷째 아들인 연왕의 스승이 된다. 위 공(위현)은 연왕을 친자식 같이 사랑하고, 연왕도 위 공의 자제들과 형제와 같이 지내며 서로 왕래한다. 태종 황제가 죽고 새 황제가 즉위하여 과거를 실시하자 위 공의 다섯째 아들 명이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된다.
위 한림(위명)이 하루는 산으로 놀러 갔다가 백의선인(白衣仙人)을 만나 천상의 보배인 옥소(玉簫)를 전해 받고, 하늘이 정한 인연을 맺으라는 부탁을 듣고 돌아온다. 위 한림은 이모를 찾아갔다가 양 상서의 딸과 옥소로 화답하고, 양 상서의 딸이 하늘이 정해 준 인연임을 알고 그녀와 혼인한다.
연왕이 반란을 일으켜서 황제를 폐위(廢位)하고 황제가 되자, 위 공 부자는 벼슬을 계속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게 된다. 위 공은 새 황제의 사부였기 때문에 부득이 벼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위 공의 네 아들들도 벼슬을 하나, 오직 다섯째 아들인 명만이 벼슬하는 것을 거부한다.
위명은 옥에 갇히고 태형을 당하는 등 온갖 박해를 당하지만, 끝내 새 황제를 섬기지 않는다. 위명은 죽으려고 강물에 뛰어들었으나 한 어부가 위명을 건져 내어 죽지 못한다. 그러다 강가에 있는 누각(樓閣)에 이르러 배 위에서 한 노인이 옥소를 부는 소리를 듣고 그를 따라간다.
한편, 양 부인은 시가에서 쫓겨나 친정으로 갔다. 그러나 양 상서가 자신의 딸을 진왕에게 개가시키려고 하므로, 양 부인은 남장을 하고 남편을 찾아 나선다. 동정호에 이르러 남편을 발견한 양 부인이 노인에게 옥소를 주어 불게 한 것이다. 위명과 양 부인이 감격 속에 상봉하여 정담을 나누던 중 홀연 광풍이 크게 일어나, 양 부인이 타고 있던 배가 없어진다.
위명은 백호산 밑에 숨어 살고 있는 선조의 승상 서희조를 따라가, 그곳을 안식처로 삼고 지낸다. 위 공(위현)과 양 상서도 벼슬을 그만두고 백호산으로 서 승상(서희조)을 찾아오니, 위 공과 위명 부자가 상봉한다. 위명은 양 부인을 잊을 수 없어 서 학사의 딸과 재혼하라는 권고도 듣지 않고 독신으로 지낸다.
한편, 풍파를 만나 낭군을 잃은 양 부인은 부처님의 지시를 받고 백호산으로 찾아온다. 산 위에서 두 사람이 만나 큰 기쁨을 나눈다. 그 뒤로 위명은 선도(仙道)를 닦아 세상에 나오지 않고 인간의 수명을 다하고 승천하니, 세상 사람들이 위 학사와 양 부인의 열절(烈節)과 옥소삼봉(玉簫三逢)을 칭찬했다.
이 작품은 주인공 위명의 군왕에 대한 절개와 함께, 남편에 대한 양 부인의 정절, 아내에 대한 위명의 절개를 일관된 주제로 그리고 있다. 이는 남녀 기연(奇緣)의 서사 구조에 충절이라는 주제가 결합된 것이다.계유정난과 유사한 역사 경험에 대한 흥미를 기반으로, 정난지변이라는 제위 찬탈의 역사를 차용하였다. 그래서 임금에 대한 충절과 가문 창달이라는 중요한 가치 중 어느 것을 우위에 둘 것이냐 하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정통론적 충절 의식을 드러내는 데에 중점을 둔 작품이다.
또, 고전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성의 황당한 전기성(傳奇性)이나 기적 같은 우연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현실적으로 전개되어 있다. 주제의 표현에 있어서도, 주인공의 언어와 행동을 통하여 구체적이고도 강렬하게 부각시켰다. 이를 통하여 독자에게 충신의 영상이 가슴 깊이 스미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