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도(烏瞰圖)」 연작시는 1934년 7월 24일부터 8월 8일까지『조선중앙일보』문예란에 10회에 걸쳐 연재되었다.
「오감도」는 15편으로 구성된 연작시이다. 15편 모두 자유시이며,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다.
‘오감도(烏瞰圖)’는이상이 만든 조어(造語)로, 1931년 8월 『조선과 건축[朝鮮と建築]』에 발표한 8편의 일본어 시 연작시의 표제 「조감도(鳥瞰圖)」에서 ‘새 조(鳥)’를 ‘까마귀 오(烏)’로 바꾼 것이다. 「오감도」는이태준(李泰俊)의 소개로 연재되었으며, 총 30편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난해하다는 독자의 항의로 인해 15편으로 중단되었다.
개별 작품의 제목은 발표 순서에 따라 「시제1호(詩第一號)」부터 「시제15호(詩第十五號)」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지며, 15편 중 3편에는 「시제8호-해부(解剖)」, 「시제9호-총구(銃口)」, 「시제10호-나비」로 부제가 붙어 있다. 「시제4호」와 「시제5호」 2편은 각각 1932년 7월 『조선과 건축』에 일본어로 발표한 연작시 「건축무한육면각체(建築無限六面角體)」의 「진단 0:1(診斷 0:1)」, 「22년(二十二年)」과 유사하다.
「오감도」는 연작으로 발표되었으나 개별 작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각각 병렬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공통되는 하나의 주제로 수렴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근대에 대한 투시적 시선을 통해 공포, 불안, 절망, 긴장, 갈등, 분열, 해체, 우울, 대립, 충돌, 균열, 죽음 충동, 환상, 환각, 소외, 단절 등 근대 주체의 정신적 병리 현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상에 대한 주관적인 감정이나 정서적 반응을 철저하게 절제하고 시적 진술 내용에서 구체적 설명이나 감각적 묘사 대신 한 두 가지의 중심 명제를 찾아내 이를 반복적으로 진술한다.
「오감도」는 딱딱한 문체의 난해한 문장이 주를 이루며, 숫자와 전문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된다. 「시제4호」와 「시제5호」, 「시제6호」는 상형시(象形詩)의 기법이 부분적으로 활용된다.
이 연작시는 특이한 시적 상상력과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으로 인해 시인으로서의 이상의 문단적 존재를 새롭게 각인시킨 화제작이다.운율과 비유에 근거하는 당대의 시적 질서를 파괴한 이상의 대표작으로, 카지노사이트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한다.